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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름 머무는 강가의 도시"

 



도시 위로 회색 구름이 내려앉고,

산은 부드러운 안개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비가 그치고 난 오후,
물기 머금은 공기 속에서 나무는 조용히 가을을 준비한다.

한강을 따라 이어진 길 위로
차들이 천천히, 묵묵히 하루를 지나고
그 위로 나는, 오늘도 이 도시의 숨결을 바라본다.

멈춰 선 구름, 머뭇대는 햇살,
그리고 그 사이의 고요함이 주는 평화


 영어 버전 (for bilingual blogs)

"The City Beneath the Rain Clouds"

The gray clouds rest quietly over the city,
and the mountain hides gently in the mist.
After the rain, the air feels heavy with silence,
and the trees, touched by autumn’s breath, begin to change.

Cars move slowly along the riverside road,
while I watch,
capturing the quiet rhythm of this rainy afternoon.

Paused clouds. Hesitant light.
And the peace that lingers in between.

 (한글)

옥상 위, 잠깐의 숨 고르기

비가 오락가락하는 하루.
산책은 아쉽게 미뤄졌지만,
옥상에 올라 조용히 몸을 풀었다.

구름에 잠긴 산과 잿빛 하늘,
그리고 바람이 스치는 강가 풍경.
이런 날엔 조용히 숨을 들이쉬고
도시의 숨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 이 순간,
움직임보단 머무름이 필요한 시간.

영어 번역

A Quiet Pause on the Rooftop

A day with passing rain.
I had to skip my usual walk,
but I went up to the rooftop for a simple stretch.

The mountains wrapped in clouds,
the gray sky hanging low,
and the river flowing quietly below.

Sometimes, just breathing with the city
is all I need.

Today wasn’t about moving forward—
but about simply being still.



옥상 위, 구름 아래

오늘은 산책을 나가지 못했다.
비는 그치지 않았고,
회색 구름은 여전히 도시 위를 낮게 드리우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옥상으로 향했다.

도시를 내려다보는 이곳은
조용하고, 약간은 낯설 만큼 고요했다.
몸을 가볍게 풀며 스트레칭을 하다
문득, 멀리 구름 속에 잠긴 산을 바라보았다.

비에 젖은 공기,
젖은 나뭇잎,
그리고 멈춰 선 시간.

움직이는 대신, 잠시 멈춰 선 오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하루였다.
운동을 했기보다는,
그저 나와 도시 사이의 거리를 잠시 느껴본 시간.

그렇게 오늘도 하루는 저물어 간다.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English Version

On the Rooftop, Beneath the Clouds

I couldn't go for a walk today.
The rain lingered,
and gray clouds hung low over the city.
So instead, I went up to the rooftop.

Up here, overlooking the city,
everything felt still—
quiet in a way that made me pause.

As I stretched and moved slowly,
I caught sight of the mountains,
softly wrapped in drifting clouds.

The air was damp,
the leaves still wet,
and time seemed to hold its breath.

Today wasn’t about movement.
It was about stillness.
About feeling the distance
between myself and the world below.

And so the day passes—
quietly, gently,
but sur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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